“유연성과 거리가 먼 IT 인프라, 왜 이렇게 됐나?”

기대됐고 궁금했다. 공격적인 행보로 유명한 두 지사장이 만나 한국IBM과 한국HP를 겨냥해 무엇을 쏟아 낼 지. 기대한 만큼의 공격적인 멘트를 날리지는 않았지만 언중유골이라고 경쟁사의 약점이나 고객에게 할 말은 다 쏟아냈다.

조범구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지사장과 김경진 한국EMC 지사장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 함께 나타났다. 시스코와 EMC, VM웨어는 VCE 연합군을 만들고 2009년 11월 합작 벤처인 ‘아카디아 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이 벤처에는 인텔도 투자를 했다.

또 두 회사는 긴밀히 협력해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장비들을 미리 통합해 고객들이 개별 장비들을 구매한 후 이를 연결하는 번잡함을 줄이기 위해 V블럭 제품군도 발표했다.

emciscokoreaceo100518대형 고객사들용 V블럭 2는 시스코의 서버인 UCS(Unified Computing System)와 네트워크 장비인 넥서스(Nexus) 1000v와 MDS(Multilayer Directional Switches)에 EMC의 시메트릭스 V-맥스 스토리지, RSA의 보안 솔루션, VM웨어의 v스피어 플랫폼이 긴밀히 통합돼 있다. 중소 기업들은 대형 고객용 조합에서 스토리지만 각각 EMC 클라리온과 통합 스토리지 제품으로 교체하면 된다. V블럭 0와 1 모델이 있다.

이번 간담회는 본사에서 진행됐던 이런 협력이 현재 국내에서도 잘 진행되고 있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런 제품군을 EMC와 시스코의 기존 고객 혹은 신규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데 선언을 하는 자리였다.

김경진 사장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추구하는 이유는 일단  총소유비용(TCO)의 절감을 위해서입니다”라고 밝히고 “현재 기업의 물리적 서버 활용도는 10% 미만이죠. 그리고 스토리지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핫데이터들은 역시 10% 미만입니다. 기존의 한 시스템에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방식대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저장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TCO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이 해답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선 오히려 후발주자인 VCE 연합이 고객들의 문제 해결에 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사장의 말이 끝나자 마이크를 넘겨 받은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사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가상화 기술은 예전부터 있던 기술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활성화가 안됐을까요”라고 반문하고 “기존 서버 업체들은 고객이 사용하는 서버들을 통합(콘솔리데이션)해 주고 있지만 20% 가량만 비용이 절감될 뿐입니다. 이에 반해 VCE 연합은 최대 80% 정도를 효율화 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조범구 사장은 “가장 유연해야 될 IT가 가장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져버렸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라는 말로 기존 서버 업체들이 말로는 혁신을 외쳐왔지만 제대로 된 혁신을 이뤄내고 그 성과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진 한국EMC 사장도 맞장구를 치며 마이크를 다시 넘겨 받았다.

그는 “가상화 기술의 경우 IBM이 30년 전 내놓은 것이죠.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IBM의 메인프레임은 가상화된 기계입니다. 근데 왜 이 시점에 가상화와 클라우드가 부각됐을까요? 그건 바로 오픈 시스템 때문입니다. IBM은 가상화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기네 장비에만 탑재했고, 이를 대단히 비싸게 고객에게 팔아왔습니다. 정말 비쌉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기술이 보편화됐고, 오픈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 기술들이 많아졌습니다”라고 새로운 시대엔 맞는 혁신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폐쇄적인 정책을 폈던 기존 업체들에게서 나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경진 사장은 “VCE 연합은 가장 좋은 기술들을 조합해 가장 싼값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5년간 총소유 비용 측면에서 기존 업체들보다 30% 이상 저렴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선발 업체들은 이미 가지고 있던 기술들을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제대로 고객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제품들을 통합해 제공하는 분야에서도 약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두 지사장은 본격적인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분기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올해 안에는 VCE 연합이 확실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와 EMC의 협력이 IBM과 HP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음은 두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본사차원에서는 아카디아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 HP출 신의 CEO 를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 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업할 것인지, V블록 패키지 같은 경우 아직까지 레퍼런스가 없는 걸로 알고 있는 데 진행중인 건이나 혹시 발표 건이 있는지 말해달라

김경진 한국EMC 대표 : 기본적으로 현재는 미국이 베이스이다. 고객 요구가 미국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커버리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에서 VCE 연합은 현재 굉장히 가까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굉장히 규칙적으로 양사 임원진이 영업,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가 모두 자신의 시장과 제품 서비스에서 1등인 회사다. 어느 부분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 글로벌 전략에 이미 편입돼서 이미 전략대로 움직이고 있다.

EMC가 커버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고객 가운데 20여 군데 V블록으로 제안을 한 상태다. 근본적으로 지금 현재 V블록 2는 아직 제안을 못하고 있다. 이유는 V블록이 검증된 솔루션이고 많이 팔리고 있지만 한국의 특수한 IT환경에서 이것들이 과연 문제없이 구동될 것이냐는 저희도 궁금하다. 현재는 V블럭 0과 1를 중점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많이 제안하고 있는 쪽은 데이터 검색, 이메일, 정보계, 백오피스인 SAP와 오라클 환경 쪽이다. 데스크톱을 가상화하는 인프라 중 가장 적합한 것은 V블록이다. 이미 저희(EMC)가 제안한 20군데 고객 중 이번 분기 1~2군데, 다음 분기 2~3배가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시스코쪽은 광범위한 인프라 쪽에 더 집중하고 있다. 부산과 인천을 포함한 u시티 프로젝트에서 인프라스트럭처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또 일부 대기업 ERP의 인프라로 V블록을 제안해 고객이 고려중에 있다.

IBM HP보다 후발주자이다. 경쟁전략은 무엇인가

김경진 한국EMC 대표: 가상화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기술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IBM의 가상화 전략은 30년도 더 된 말이다. 우리가 새삼 가상화 강조하는 이유는 ‘오픈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IBM의 가상화 기술은 자사 고객에게 굉장히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다. 다른 벤더 사용 못한다.

반면 VCE 클라우드 컴퓨팅은 보편화돼 있다. 누구든지 제품을 싸게 사서, 민첩성, 유연성 등을 누구든지 확보할 수 있다.

과거에는 폐쇄적, 고비용 생태계였다면 이를 후발주자들이 열어젖히는 것이다. 시장에 싼값으로 손쉽게 누구나 가상화 시스템의 이점을 고객들이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들, 오토메이션, 프로비져닝, 빌링, 매니지먼트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에 올해 들어 클라우드 가상화란 말이 시장에서 우리 마음속에 공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후발주자지만 이점이 있다.

첫번째는 기존의 가상화는 굉장히 폐쇄적이고 비싸다. 3개 업체의 기술들은 굉장히 값이 싸고 편하다. 진입문턱이 낮다. 근본적으로 최근에 가상화나 클라우드 컴퓨팅이 업계에서 IT를 새로 만들어가는 추진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번째 장점은 레거시가 없다는 점이다. 오래 묵은 예전 기술 혹은 현재 혹은 미래와 호환성을 고려할 걱정이 전혀 없다. 기본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미래를 보면서 가장 좋은 기술들을 조합시켜서 가장 싼값에 제공할 수 있는 오히려 좋은 토대가 된다.

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조금 약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김인성 시스코코리아 상무(데이터센터 비즈니스를 담당) : 시스코가 서버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뉴스다보니 그 부분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VCE와 V블록 장점 중에 하나는 통합 매니지먼트 솔루션이다. 그동안 고객들은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관리 툴을 따로 따라 사용해 왔다. 하지만 V블럭제품은 이 모든 것을 통합했다. 오히려 V블럭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관리 소프트웨어라고 말할 수 있다. 모 고객의 경우 전체 시스템들을 셋업하고 관리하는 데 1주일이 걸렸지만 우리 제품을 사용해서 5분 만에 끝냈다. EMC가 보유한 보안 기술인 RSA가 모두 이 안에 녹아들어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아주 싸고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고 하는데, VM웨어 조차도 비싸서 혜택 얻기 어렵다는 고객들이 많다. 후발주자 답게 서버 가격도 대폭 떨어뜨리면 안될까?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 기자가 가격이 비싸다고 하지만 10곳 중 떨어진 두 곳에선 가격 이슈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김경진 한국EMC 대표 :  VM웨어가 왜 비싸게 인식이 돼 있는지 잘 모르겠다. 작은 규모의 가상화 애플리케이션에서 쓸 수 있는 프리모듈은 시장에 많다.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는 이를 가상화 툴로 쓸 수 있다. 근본적으로 V블록이나 가상화 엔진들은 싸다고 할 수 없다. 왜 비싸냐면 근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데이터센터에 주는 실질적인 이득이 투자대비 20, 30배 넘는다. 시장에서 가상화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싸고 그게 서버나 가상화하는데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하시는데, 아까 싸다고 한 정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가격에 대한 기준이다.

실질적으로 VM웨어에서 비싸다고 느끼는 애플리케이션 모듈은 다른 경쟁사들이 서버를 가볍게 가상화해서 얻는 소프트웨어 아니고 하이레벨의 가상화를 가능하게 한다. 고객의 데이터센터를 가상화하는 데 효율적이고 좋은 모듈이다. 기능이 무엇이고 소프트웨어의 실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잘 전달이 안돼 있다. VM웨어 모듈의 가치나 기능에 대해 잘 모르고 비싸다고 한다.

가상화에 대한 기능, 여러가지 가치들이 아직까지 시장에 많이 전파되고 충분히 이해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그 부분들이 해소가 되면 VCE 솔루션이 경쟁사 대비 비싸다, 혹은 디스카운트 안해주는 거 아니냐라는 질문들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모은행과 V블록 베이스로 바꾸는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초기 투입자금, 운영자금, 유지자금 등 토탈 코스트는 기존 인프라에 비해 최소 30% 싸다는 계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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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ter.net | 2010-05-18 04:2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