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는 끝났다!!”…EMC 출신 IBM 펠로우의 일갈
“EMC의 시대는 끝났다.!!”
스토리지 분야 1위 업체인 EMC를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한 주인공은 IBM 시스템 테크놀로지 그룹 무쉐 야나이(Moshe Yanai) IBM 펠로우 이야기다. 국내 방한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런 공격적 발언을 자주, 강도높게 쏟아냈다. 그의 발언을 듣다보면 ‘EMC’에 대한 원망 아닌 원망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았다.
스토리지 분야에서 EMC에 판판히 깨지고 있는 IBM 소속 인물이 경쟁사를 깍아 내리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무쉐 야나이 펠로우를 안다면 조금은 사정이 달라진다.
그는 2003년 XIV라는 최고 성능의 스토리지 제품을 제공하는 회사를 세운 인물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장비는 최초의 확장 가능한 그리드 스토리지 시스템이다. IBM은 지난 2007년 12월 XIV를 인수했다.
35년간 데이터와 디스크 드라이브가 가진 기계적 한계 사이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데이터 저장과 솔루션을 개발해 온 그는 데이터 스토리지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리더 중 한명이다.
문제는 그가 EMC 출신이라는 것. 그는 1980년대 말 EMC에서 근무할 당시 스토리지 분야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시메트릭스(Symmetrix)’ 어레이를 개발했으며 이후 발전시키는 데도 앞장섰다. 시메트릭스는 SCSI(Small Computer System Interface)를 이용해 다수 서버가 동일한 저장장치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오늘날 기업들에 대규모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사용화되도록 기여했다.
하지만 EMC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의견이 갈리면서 서로 헤어졌다. 확실한 장비를 손에 거머쥐고 시장 점유율을 올린 EMC는 새로운 하드웨어 아키텍처 기반의 장비 개발보다는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정보’를 좀더 효율적으로 생성, 활용, 관리, 폐기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분야에 눈을 돌렸다. 레거토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도 인수하고, 엔터프라이즈 콘텐츠 관리를 위한 다큐멘텀, 보안 강화를 위한 RSA 같은 것들이다. 이후에도 이런 전략은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쉐 야나이 펠로우는 지속적인 하드웨어 투자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EMC 경영진들에 의해 묵살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기존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직접 나와서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IBM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제품을 개발해서는 EMC나 HP, HDS와 경쟁하기 쉽지 않아 외부의 혁신적인 제품을 인수했다. 2003년 설립된 회사가 시장에 안착하는데 필요한 4년여의 시간을 두고보고 있다가 바로 품에 안은 것.
그는 “XIV는 분기마다 2배씩 성장하고 있다. 600여개가 넘는 고객들이 대부분 IBM의 첫 고객이었고 그 고객들 중 50% 이상이 EMC 장비를 사용했었다. 이제 EMC는 끝났다”라는 멘트를 날렸다.
한국IBM은 지난해 14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국내서도 조금씩 XIV 고객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스토리지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SSD에 대해서도 “SSD를 장착하면 시스템 가격이 엄청 비싸진다. 내부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디스크의 수명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기술적 한계를 보이는 EMC가 SSD가 아니면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EMC의 행보를 폄하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자신을 몰라봐준 친정에 대한 원망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이제 적진에 투항에 친정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한편, IBM의 행보에 대해 한국EMC의 한 관계자는 “IBM이 스마트폰 만들면 애플 끝난다란 얘기와 같은 거죠. 시장에서 XIV는 구경도 못해요”라고 반격했다. 최상의 기종 스토리지 시장을 둘러싸고 EMC와 히다찌 제품을 국내 판매하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이 양분하고 있는 이 시장에 한국IBM이 어떻게 고객들을 설득해 나갈지 흥미로운 경쟁이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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